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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 정보/국외여행

불가리아 벨리코 투르노보 숍스카 샐러드 맛집 소개

by 쎄오남 2021. 12. 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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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년1월23일

불가리아, 벨리코 투르노보

Bulgaria, Veliko Tarnovo

 

짜레베츠 언덕을 내려와 시내 쪽으로 걸어갔다.

시내라기 보다는 버스터미널이 있고, 상점들이 모여 있는

소소한 번화가 느낌이다.

숙소에서 느지막하게 나와서 

느긋하게 구경해서 그런지, 밥 먹을 시간이다.

맛있는 음식 만났으면 좋겠다.

 

 

  

 

성처녀강탄성당

에메랄드 색깔의 돔이 인상적이다.

성당 입구에는 최근에 돌아가신 분들에 대한 부고가 실려 있다.

한장의 종이로 고인의 모습과 지금까지 살아온 인생을 짤막하게 알려준다.

동유럽 여행하며 길거리든 어디든 이러한 종이들을 쉽게 볼 수 있다.

 

조그만 동네라 서로를 다 알고,

무슨 일이 일어났고, 어떤 일을 할지 다 공유가 되는 모양이다.

대도시에 살다보면 길거리에서 아는 사람 만나는 것도 신기한 일이고,

옆집에서 무슨 일이 일어 났는지,

저 사람한텐 큰 일이지만, 나에게는 대수롭지 않게 느껴지는 경우가 다반사이다.

나만 봐도 주변에 무관심이라기 보단,

하는게 많아 바빠서 둘러볼 겨를이 없는 것 같다.

이게 진짜 바쁜 건지, 바쁜 척하는 건진 분간이 안되지만.

 

바쁘게 살아오는 현대생활에서

여기는 아직까지 옛 그것이 남아 있는게 내심 부럽다.

이런 생각을 하면 내가 모순덩어리 같기도 하다.

여행지에서 마주치는 이런 상황을 부러워 하면서도

하루 빨리 일상으로 돌아가 편한 생활을 하고 싶어 한다.

한국 돌아가면 핸드폰 메모장 보단 노트에 기록해야지,

핸드폰이랑 티비는 최대한 멀리 해야지 다짐하면서도

인천공항에 도착하자마자 스마트폰부터 켜는

내 모습은 참 모순덩어리다.

 

  

 

성당 옆 어느 애국자? 순국선열? 인 듯한 사람의 동상이 있다.

곱상한 외모와는 다르게 한 손에는 권총을 들고 있었다.

시대를 보니 약 140여년 전이다.

동상을 보고 있으니 일제시대 우리나라 독립운동가들이 오버랩 되더라.

아 외국만 나오면 샘솟는 애국심.

좋은 시대, 좋은 나라에 태어나게 해주셔서 감사합니다.

 

터키에서 한 번도 보지 못했던 자판기를 드디어 발견.

가격도 저렴하다.

차이를 엄청나게 들이키는 터키 사람들에게 자판기 사업하면

대박 나겠다는 생각이 잠시 들었다.

나 같은 사람 때문에 사업하면 망한다라는 말이 나오나보다.


 

 

좁은 골목을 따라 걸어가니 오래된 집들이 다닥다닥 붙어 있다.

이전에 내린 눈들이 녹아 물구덩이를 만들어놔서

차들이 지나갈 때마다 물을 튀기고 지나간다.

 

그렇게 계속 걷고 있는데 저 멀리서 우연히 한국 여행객과 마주쳤다.

관광객도 잘 없는 이런 곳에서 한국인이라니.

이 분도 어쩌다 여기까지 오게 되셨는지.

타지 나가면 다들 친해지는가 보다

때도 됐고 해서 같이 점심을 먹었다.

숙소에서 말해준 불가리아 전통 식당으로 갔다.

 

특별한 것 없는 입구와는 다르게,

반대편 창가 자리는 풍경이 환상적이다.

언덕배기에 가옥들이 자리잡고 있어,

모든 건물의 뷰가 탁 트여 있다.

고급스런 인테리어와는 다르게 음식 값이 매우 저렴하다.

알렉스 땡큐땡큐

 

 

 

 

불가리아 전통 음식 숍스카 샐러드와

이름을 읽을 수 없는 음식들.

치즈튀김과 고기완자튀김 정도?

2명이서 22.8레바(약 17,000원) 밖에 되지 않는다.

숍스카 샐러드는 위에 뿌려진 치즈가

입에 넣는 순간 푹신하면서도 부드럽게 녹는다.

특별한 것 없는 샐러드 위에 치즈를 얹히기만 했는데.


여행에서 돌아와

냉부에 출연했던 미카엘이 운영하는 이태원 식당에서

숍스카 샐러드를 다시 먹었다.

현지가 아니라 그런지

입에 넣었을 때 꽉차는 폭신함은 덜했지만,

여행의 추억도 떠올라 좋은 식사로 기억되었다.


분위기에 비해선 매우 저렴하고, 맛도 좋았던 식당.

숍스카 샐러드 또 먹고 싶다. 아삭하게 씹히는 오이와 토마토,

입 안에서 녹아 으깨지는 치즈~


 

 

식사를 마치고 우연히 마주쳤던 분과는 헤어졌다.

아기자기한 기념품 가게도 보이고,

불가리아의 명물인 장미와 관련된 상품을 파는 상점도 있었다.

 

 

골목골목 다니다 조금만 더 들어가면

아까 식당에서 보았던 풍경을 쉽게 볼 수 있다.

언덕에 걸쳐 집들이 늘어서 있고

창은 언덕 쪽에, 입구는 반대쪽 길가에 나 있다.

덕분에 집 창으로는 멋진 풍경을 볼 수 있고,

생활권은 언덕 위 길가에 형성되어 있어

오르막을 오르내리는 수고로움이 없다.

 

저~쪽에 아센왕 모뉴먼트가 보인다.

저기 가보고 싶어 언덕을 내려가는데,

어떻게 가야할 지 모르겠다.

길을 잃어 버렸다.


  

 

반가운 한글.

한국인 여행자가 묵었던 숙소에서

받은 친절에 대한 보답인 듯

 

한글 옆 문에서 한 아주머니가 나오신다.

카메라를 들고 있는 나를 보고

대뜸 자기를 찍으란다.

사진을 찍으니 더 크게 다시 찍으라 하신다.

왜 그러실까

좋은 방과 뷰가 있다고 안으로 들어와 구경하란다.

그리곤 사진 찍어서 인터넷에 올려 홍보해 달란다.

아하 목적은 그거 였네.

근데 갑자기 훅 들어오니 부담스럽다.

나름 홍보를 하시는 것 같은데, 부담되어

이미 숙소 잡아서 괜찮다고 하고 지나쳤다.


 

 

그 골목을 나와 계속 그 곳을 가려고 헤매고 있다.

그림과 조각이 다들 직각 어깨다. 각이 제대로 잡혀 있다.

 

 

벨리코엔 세 개의 언덕 사이를 흐르는 얀트라 강과

그 사이를 나무들이 빼곡히 들어차 있다.

겨울이라 앙상한 가지들만 있어 아쉽다.

울창한 계절에 오면 참 좋을 것 같다.

강 유량도 많아 수영하기도 좋을 것 같은데

 

 

해가 늬엇늬엇 넘어간다.

오늘 하루도 이렇게 가는구나~


  

 

아 드디어 아센왕 모뉴먼트가 보인다.

아까 길을 헤매던 곳이 아니라,

저~멀리 돌아서 내려가는 곳이 있었네

보이는 거리에 비해 가기 번거로운 곳이다.


  

 

가는 길에 동상도 보이고, 어느 여왕이었는데...기억이 잘 안나지만 기념동상도 보인다. 


 

와 드디어 도착 했다.

뺑뺑 돌아 왔다 ㅎㅎ


 

 

 

 

 

오 가까이서 보니 위압감이 장난 아니다.

멋있다.

마땅한 여행책이 없어 볼거리에 대한 정보가 부족하다.

성모마리아상 같긴한데..

포즈가 조금 요상하다.

 

겨울 여행 비수기라 관광객들이 많이 올 것 같은 동네 랜드마크는

동네 청소년들이 차지하고 있다.

모여서 왁자지껄 하는 걸 보니,

사춘기 청소년 같다.그래 저때는 집보다 친구들하고 밖에서 노는게 좋지.감기 안 걸리게 제때 집에 들어가라


 

  

 

여기서 언덕의 집들을 보니, 위에서 내려볼 때랑은 또 다르다.

넘어가는 해가 집집마다 창 안으로 가득 들어간다.

겨울에 통창에 저 햇빛 받으며 따뜻하게 귤 까먹으면

잠도 나른하게 오고 얼마나 좋을까


  

스베타 고라 언덕 쪽으로 걸어가는 산책로인데,

전망 좋은 곳이 있다고 하여 걸어가다

내 몸집만한 개 세마리가 갑자기 다가와 나를 둘러쌌다.

여유로운 척하며 떼어내려 했지만

사실은 굳은 거였다.

자꾸 몸에 기어오르려 하고 달려 들어 긴장했다.

다행히 다른 아저씨한테 달라붙어 도망치듯 떼어냈다.

개들 때문에 언덕은 못 가보고 되돌아왔다.

아 이스탄불에서도 개한테 물릴 뻔 했는데

개 덕분에 인상적인 여행이 되고 있다.

 

그리고 이 길이 몇 시간 뒤 야간열차 타러 갈 때

나에게 공포체험의 시작이 될거란 상상도 못했다.

편하게 택시 탈 걸, 괜히 걸어 간다 해가지고 ㅜ


 

 

알렉스가 시내 구경하고 숙소로 돌아올 때

Гурко Gurko 길을 따라 오면 경치가 좋다고 해서

이 길을 통해 숙소도 돌아갔다.

역시 현지인 말을 들어야해

 

 

 

 

 

숙소 돌아가는 길에 따뜻한 불빛이 비치는 식당이 보였다.

오늘 저녁 루마니아로 떠나면,

남은 불가리아 돈은 못 쓰게 되니

겸사겸사 해서 식당으로 들어갔다.

숙소에서 저녁을 먹어야 하니, 식사말고

불가리아 전통술인 라키아(Rakia) 한잔을 주문했다.

도수가 60도라 스트롱한 냄새 사이로 과일향이 난다.

스트레이트로 마셨는데, 매우매우 독하다.

목이 타는 것 같았다.

 

 

돌아오는 길에 다시 만난 성당.

노란색 조명에 성당과 길거리 모두 고요하다.

 

 

숙소 바로 위 한 건물에 애들이 많길래 뭐하는 곳인가 했더니 학교였다.

저녁시간이라 창 밖에서 보이는 교실 풍경이 왠지 자유롭다.

건물 밖에서 단체로 담배도 핀다. 대학생인가?

아주 프리하다.


 

야간 열차 타기 전,

알렉스가 크림 파스타를 해줬다.

크리스티나와 헤어지기 전 사진으로 추억을 남겼다.

조근조근하게 이야기하던 모습이 생각난다.

 

저녁 먹고, 배낭 마저 싸고

루마니아로 가는 야간열차를 타러 숙소를 나왔다.

 

한정된 시간에 동유럽을 쭉 돌고 다시 터키로 돌아가야 해서

불가리아를 더 보지 못한 게 아쉬웠다.

동유럽 여행의 시작지였는데, 좋은 기억이 많이 남아있다.

언제 한 번 다시 가보려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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