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1년 1월 22일
불가리아, 소피아
Bulgaria, Sofia
다음 날 아침,
벨리코 투르노보로 떠나기 전,
어제 야경보며 걸었던 곳을 다시 한 번 걸었다.
길에서 재미 있는 걸 보았다.
엄마가 애기 손을 잡고 애기는 강아지 목줄을 잡고,
그 뒤를 강아지가 졸졸 따라가고 있었다.
다급한 엄마 마음과 다르게 애기는 가기 싫은 눈치다.
지금 생각해보면 그리 재밌는 상황도 아닌데,
시무룩해 하며 고개를 떨군 것과 다르게
강아지 목줄 잡고 꼭 잡고 있는 모습이
그 때는 재미있게 느껴졌었다.
간밤에 눈이 많이 녹았다.
도로는 다 녹았고, 인도는 얼지 않고
많은 사람이 밟고 지나다녀 질펀하다.
전날 밤 지나갔던 거리를 다시 걸었다.
또 눈이 오기 시작한다.
노란 조명에 비친 야경과 다르게,
하얀 눈이 건물에 쌓이고 있따.
성 네델리아 교회와 구 공산당 건물을 지나서,
쉐라톤 호텔 뒤쪽으로 오니 많은 취재진이 진을 치고 있다.
오잉? 무슨 일이지?
그리고 많은 사람들이 헝가리 국기를 들고 한 방향으로 가고 있다.
무슨 일이지? 지나가는 사람한테 물어봤다.
자세히는 모르겠는데 이 날이 대통령이 바뀌던 날이라던가?
그랬단다.
눈발이 더 세지고 있다. 힝
악 시간이 지나서 동상 이름을 모르겠다.
분명히 무어긴 무슨 무어였는데..
계속 걸었다.
알렉산드르 네프스키 사원에도 많은 취재진과 경찰들이 있다.
낮에 보니 어제밤, 조명에 비치던 모습과는 많이 다른 느낌이다.
안에 들어가보고 싶었으나, 오늘은 특별한 날 같아 입장할 수가 없었다.
사원 주변
오늘 뭔날이긴 한가벼
어린아이도 국기를 들고 있다.
사원 뒤를 돌아가니 극장이 나온다.
익살스런 부조가 입구에 새겨져 있다.
키릴 문자를 못 읽어 누구의 동상인지 알 길이 없다.
한손은 주머니에 넣고
다른 한손으론 돌돌 말린 종이 같은 걸
들고 있는 것으로 보아,
유추해보건데 극장 앞에 있는 동상이니
대본을 들고 있는 극작가나 연출가가 아닐까
하는 생각을 했다.
조금 더 걸으니 조용한 주택가가 나온다.
사실은 사원 바로 옆 골목이다.
사람이 많이 다니지 않았는지,
도로에 아직 눈이 남아 있다.
시끌벅적하던 중심가에서 조금만
벗어나도 지나가는 사람 한명 보이지
않게 고요하다.
숙소로 돌아가기 위해 왔던 길을 되돌아 왔다.
이제 쉐라톤 호텔엔 취재진 말고도 일반인들도 많이 있다.
정확히 무슨 일인지 참 궁금하네.
벨리코 투르노보로 떠나기 전,
점심도 해결할 겸 어제 커피를 마셨던
'보마토'를 다시 방문했다.
이곳은 샐러드 형식으로
원하는 음식을 원하는 만큼
그램으로 계산해 판매한다.
양념된 갖은 야채과 버무려진 닭고기 요리,
아주 조그만 콩으로 된 샐러드,
닭고기와 야채로 채워진 토마토를 시켰다.
맛있어서 다 긁어 먹었다.
내 입맛에 딱 맞다. 냠냠
불가리아에서 계산을 하고 받은 영수증에는
공통적으로 불가리아 지도가 그려져 있다.
이런 사소한 것도 여행에서는 특별하게 다가온다.
숙소로 돌아와 배낭을 가지고 터미널로 향했다.
가는 길에 지나친 소피아 기차역.
난 시외버스를 타야하니 기차역은 패쓰.
기차역 입구에 각이 잘 잡힌 동상이 서 있다.
동상이 많은 것도 그렇고, 생긴 것 그대로
모습이 아니라 이런 형태를 띈
동상에서도 공산주의의 흔적이 느껴진다.
이제는 벨리코 투르노보로 떠나려고
버스터미널로 왔다.
여러 버스 회사가 있지만, 시간만 다르고
가격은 모두 동일하기에 내키는
버스회사에 가서 표를 끊었다.
터미널에서 버스 시간까지 기다렸다.
2층에 가니 상점들이 있었다.
요거트를 한 개 사서 마셨다.
우리나라에서 유명한 불가리스 덕분에
불가리아하면 요거트가 떠올려 진다.
내가 먹은 건 독일 회사 제품이네.
동유럽은 아직 산업기반이 취약해서 그런지
금융, 통신, 식품 등 많은 분야에 독일, 프랑스 등
유럽 강국들의 회사들이 많이 진출해 있다.
여행하면서 여러 나라의 친구들을
만나서 이야기 할 때,
한국은 대부분의 산업이 자국 기업들로
이루어져 있다는 것이 자랑스러웠다.
강대국인 일본 조차 포털싸이트는
구글, 바이러스 프로그램은 미국 것을 사용한단다.
외국 나오면 모두가 애국자가 된다.
이제는 벨리코 투르노보로 떠난다.
읽지 못하는 키릴문자.
육성으로 확인한다.
나: "벨리코 투르노보?"
아저씨: "OK"
나: "OK"
쏘피아 완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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