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7년 1월 16일
호주, 시드니
도쿄에서 시드니까지는 9시간 가량 걸린다.
비행이 길다 보니 기내식을 두 번 먹었다.
저녁 비행기라 푹 자고 일어나면 오전에 시드니에 도착한다.
좁은 기내에서 뒤척이며 자다 깼다를 반복했다.
자는 둥 마는 둥 얼마쯤 흘렀을까
창문을 열어보니 해가 뜨고 있다.
수평선이 아닌, 운평선(?) 위로 솟아오르는 일출을 보니 신비롭다.
첫 외국여행지였던 일본을 떠난지 하루도 안 지났는데,
서양국가라니. 살짝 떨린다.
시드니 도착 전 간식을 또 준다.
가만히 앉아서 세 번을 먹었네.
거의 움직이지 않다 보니 속이 더부룩하다.
시드니에 도착하니 겨울이었던 계절이 여름이 되었다.
고작 비행기를 타고 몇 시간 왔을 뿐인데, 계절이 바뀌다니
밑으로 내려온 거라 시차 적응도 필요 없다.
에어포트 링크라고 부르는 공항철도를 타면
시티로 쉽게 들어갈 수 있다.
센트럴역까지는 12분 정도면 도착한다.
스트리트, 에비뉴 개념이 익숙치 않은 우리는
캐리어를 질질 끌며 힘들게 숙소를 찾았다.
숙소 찾기에 급급해 주변 건물 살피지도 못했는데,
짐 던져두고 뛰쳐나오자마자 본
빌딩숲 사이로 난 좁은 도로와 그 사이로 보이는 하늘.
아 여기가 시드니구나. 라는 생각이 들었다.
서큘러키 (Circular Quay)
서큘러키는 시드니 여행의 중심이 되는 곳이다.
시드니만 중심에 자리한 페리 선착장인데,
빌딩숲 사이로 걸어가다 탁 트인 풍경이 나오면 서큘러키다.
이 곳에 서면 오른쪽엔 오페라하우스,
왼쪽엔 하버브릿지가 동시에 보인다.
서큘러키는 유럽인들이 호주에 처음 정착촌을 이룬 역사적인 곳이다.
선착장과 전철역이 있고 많은 버스가 오가기 때문에,
많은 사람이 모이는 곳이다.
부둣가를 따라 많은 많은 상점과 레스토랑이 들어서 있다.
서큘러키 주변엔 포시즌스, 샹그릴라, 파크하얏트 등 고급호텔들도 많고,
로열보타닉가든, 현대미술관, 천문대 등이 가까워
시드니 시티 여행의 중심이 된다.
습하지 않고, 덥지 않은 여름 날씨라
맑은 하늘과 바다를 보니 축복 받은 곳이란 생각이 든다.
여기를 따라 걸으면 길거리 예술가들도 보이고
많은 관광객들이 오페라하우스를 배경으로 사진을 찍고 있다.
디저리두
서큘러키의 한 상점에 들어가니 호주 원주민 전통악기를 판다.
주인 아저씨가 소리 내는 법을 직접 보여준다.
디저리두라 부르는 전통악기는 나무 재질의 관악기다.
입으로 불러 소리를 내는데, 단소와 비슷한 소리가 난다.
악기 표면에는 화려한 그림이 그려져 있다.
하버브릿지 파일론 전망대
시드니의 또 다른 랜드마크. 하버브릿지
철재로 이루어진 아치형 교량이다.
1923년에 건설 시작하여 8년 동안 만들어졌다.
대공황 극복하려는 정부 주도 거대 SOC 공사다.
다리는 차량 말고도, 자전거와 보행자를 위한 길도 있다.
아치 양 옆에 네 개의 기둥이 있고,
그 중 한 곳에서 시드니 전경을 감상할 수 있는 전망대가 있다.
전망대 안에는 시드니 항구와 다리 건설 역사가 전시되어 있다.
높은 곳에 올라가니 시드니 만 전체가 파노라마로 펼쳐진다.
바다 바로 앞까지 나와 있는 오페라하우스와
그 주변을 돌아다니는 요트들이 장난감처럼 보인다.
서큘러키 너머로 보이는 고층빌딩 사이로 AMP 타워도 보인다.
저기도 올라가 봐야지.
파일론 전망대에선 하버브릿지의 아치가 길이방향으로 보이는데,
철제 다리 위의 조그만 점들이 움직인다.
자세히 보니 사람들이다.
헬멧과 안전장치를 하고 다리를 등반하는 투어 참가자들이다.
전망대에서도 바람이 상당히 많이 부는데, 저길 어떻게 올라가지
하버브릿지 등반상품 [출처: 네이버 지식백과]
1950~60년대 밤마다 불법으로 교량의 아치를 횡당하는 등반객들이 있었다.
이런 위험한 행위들이 계속 되자,
1998년 이후 교량의 남쪽 절반까지 등반하는 투어 상품이 합법적으로 개발됐다.
강풍이 불거나 번개 칠 때를 제외하고는 새벽부터 밤까지 온종일 진행된다.보호복과 간단한 주의사항을 숙지해 안전을 확실히 해야 등반을 할 수 있다.안전을 위해 고량에 안전벨트를 고정한다.동쪽 끝에서 시작해서 아치 꼭대기에 오르고 정상에서 서쪽 끝으로 내려오는 코스다.준비시간 포함해서 총 3시간 반 정도 시간이 걸린다.
더 록스
1788년 1월 26일 영국 제1함대 선원들과 영국계 이주민이
최초로 정작한 지역이다.
본래 오스트레일리아 원주민 에보리진인 카디갈 부족이 거주하고 있었던 곳이다.
[출처: 위키백과]
그래서 1월26일을 건국기념일인 '오스트레일리언 데이'로 기념하는구나.
달링하버에서 불꽃놀이를 한다고 해서,
원래 26일 새벽에 떠나는 비행기편을 하루 늦췄다.
록스는 여행책 설명으론 엄청 큰 곳인 줄 알았는데 소소하다.
최초 정착한 유럽인들을 조각한 퍼스트 임프레션이 있다.
주말마다 오전10시부터 오후5시까지 록스마켓이 열린다.
주말이 아니지만, 몇몇 노점이 나와 있다.
주로 관광기념품을 팔고 있다.
부모님 도우러 나온 아이가 파는 유리공예품 하나를 샀다.직사각형의 유리기둥 안에 레이저로오페라하우스와 하버브릿지, AMP타워가조각(표현이 맞는지 모르겠다.)되어 있는 기념품이다.집에 가서 책상 위에 올려 놔야지 히히
시드니 오페라하우스
오스트레일리아랑 오스트리아가 헷갈리는 사람도
아는 시드니 오페라하우스.
세계적으로 손꼽히는 건축물이다.
서큘러키를 지나 오페라하우스에 가까워질수록
마음이 들뜨고 가슴이 살짝 두근거리기 시작했다.
여행지에서 유명 건축물을 실제로 마주칠 때의 감동은
설명하기가 쉽지 않다. 어떤 말도 충분하지 않다.
아마 그런 기분을 느끼려고 여행을 하는 것 같다.
호주오픈
오페라하우스 앞에는 넓은 계단이 있는데,
많은 사람들이 여기에 앉아 음악도 듣고 얘기도 나누며
한가롭게 시간을 보내고 있다. 참 부러운 문화다.
여유만 있다면 여기에 앉아 하루종일 있어도 좋을 것 같다.
그리고 계단 앞에는 바다를 마주한 넓은 광장이 있다.
이 광장에서 호주오픈 관련 행사장을 만들고 있다.
호주오픈은 세계 4대 그랜드 슬램 테니스 대회로 분류되고,
매년 시드니 옆 동네인 맬번에서 열린다.
1905년에 1회 대회가 개최 되었고,
1987년까지 잔디 코트에서 진행되다가
1988년부터 하드 코트로 재질이 바껴 대회가 진행된다.
참고로 우리나라 자동차 회사인 KIA가 21년째(22년 현재) 대회 공식 스폰서이다.
테니스에 크게 관심이 없어 몰랐는데, 현지의 분위기는 핫하다.
호주에서 젤 유명한 곳에 이렇게 대형스크린을 설치하고,
사람들은 스크린 앞 바닥에 앉거나 누워서 경기를 관람한다.
숙소에서도 매일의 경기 결과를 프린트하여 붙여 놓는다.
의외로 그걸 보고 결과 확인하는 여행객들도 많다.
2018년도에 우리나라 정현 선수가 호주오픈에서 돌풍을 일으켰었다.
호주 여행 이후에도 테니스에 큰 관심이 생기지 않았지만,
매스컴에서 호주오픈 이야기만 나오면 귀가 쫑긋해졌다.
정현 선수가 강호들을 꺽고 언더독 반란을 일으키며 4강까지 올라갔었다.
그 중에 세계 최강 조코비치도 있었다.(비록 부상 당한 상태였지만)
4강에서 테니스 황제 로저 페더러를 만나서
분투 하였지만, 발가락 부상으로 2세트에서 기권패 하였다.
누적되는 아픔을 참아가며 역대 최고 성적을 거둔
우리나라 유명주가 자랑스러웠던 순간이었다.
로열 보타닉 가든
시드니는 축복 받은 도시다.
습도가 낮아 여름에 땀이 많이 나지 않는다.
그리고 날씨도 쾌청한 날씨가 대부분이다.
오페라 하우스 오른편으로 바다길을 따라 걸어오면
로열보타닉가든으로 갈 수 있다.
시민들에게 휴식공간을 제공하는 공원 겸 식물원이다.
하루종일 많이 걸어 잔디에 앉아 쉬었다.
푸른 잔디 너머로 바다가 보인다.
처음 먼 곳으로 여행 오면서 걱정을 많이 했었는데,
어느새 익숙해진 것 같다.
해안 산책로를 따라 쭉 걸어 들어가면
Mrs.맥콰이어리 포인트가 나온다.
여기서 왼쪽을 바라보면
오페라 하우스와 하버브릿지가 한 눈에 들어온다.
이제 해가 지려해서 숙소로 돌아가려는데
공원에서 박쥐떼와 앵무새떼가 싸움이 붙었다.
앵무새는 저공비행을 하며 요상한 울음소리를 내며 어지럽게 날아다녔다.
하늘이 새떼가 무수히 많은 검은 점으로 보이고, 소리가 요란하다.
박지는 그렇다 치더라도,
동물원에서 볼 법한 앵무새가 야생으로 산다는 게 충격이다.
해가 넘어가면서 오페라하우스가 붉게 물든다.
아쉬운 마음에 저녁까지 먹고 숙소로 돌아갔다.
시드니에서 첫째날에 유명한 건 다 본 기분이다.
물론 겉핥기식 여행이겠지만.
서큘러키를 중심으로 핵심 여행지가 모여 있어,
일정이 빠듯한 여행지에게는 좋은 동선이 될 수 있을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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