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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 정보/국외여행

런던에서 파리 무료로 비행기 타는 노하우(feat. 비행기 수화물 사고)

by 쎄오남 2022. 2. 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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블로그를 하기로 마음 먹은 뒤로
해묵은 여행기를 계속 올리고 있습니다.
사진 골라내서 기억을 더듬어 가며
글을 적는게 은근 시간이
많이 걸리더라구요.
15년 전꺼부터 올리다 보니
아직까지 올릴 게 산더미인데,
이게 워낙 시간이 걸리다 보니
짧은 글 올리는 데 밀려서
잘 안 적게 되더라구요.
(1일 1블로그 실천 중)
신기하게 오늘까지 올리면
4일 연속 여행기로 블로그를
올리게 되네요.
시간이 많이 걸려서 그렇지
하다보면 옛날 생각도 나고
재밌어서 그런가 봅니다.

다시 또 기억을 더듬어 가며
파리 여행기를 올려 보겠습니다.
참고로 이 글은 15년 전인 2007년
파리여행에 관한 이야기 입니다.
오래된 정보가 많으니 참고해 주세요.


2007년 7월 26일
영국, 런던 -> 프랑스, 파리
England, Londong -> France, Paris


런던 시작글에서도 밝혔듯이,
캐세이퍼시픽 스탑오버를 이용해
유럽여행에 더해서 홍콩마카오까지
묶어서 여행하는 일정으로 짰다.
그런데 여기서 항공권 팁

런던에서 파리까지 무료로 비행기 탄 방법

당시 내가 예약한 캐세이퍼시픽은
왕편, 복편 각각 스탑오버를
할 수 있는 항공권이었다.
(추가금이 들었는지는
15년 전이라 기억이 나지 않는다.
그렇다고 해도 그리 크지 않을 것이다.)
그래서 한국에서 갈 때랑
유럽에서 돌아올 때 모두
스탑오버를 신청했다.
목적지를 파리로 정하고,
갈 때는 런던을 스탑오버,
돌아올 때는 홍콩을 스탑오버지로 정했다.
그렇게 해서 스탑오버를 하는 방식으로
런던에서 파리 비행기 표 값을 아꼈다.

(런던 스탑오버라 런던-파리 간

비행은 원월드 코드셰어로

영국항공, British Airlines 이용)
정리하면, 나의 비행기 여정은 다음과 같다.

 

왕편: 인천 → 홍콩 → 런던 → 파리
복편: 파리 → 홍콩 → 인천


대신 유럽으로 갈 때 홍콩과 런던으로
두 번의 경유를 하기 때문에
나 같이 방학을 맞아 시간 많은 학생이거나
가난한 배낭여행자에게 맞는 여정이다.
그리고 돌아올 땐 홍콩만 경유하면 된다.
갈 때 홍콩 경유는 런던행 비행기 시간이
여유가 있어, 스탑오버가 아닌데도
홍콩 시내를 여행할 짜투리 시간이 났었다.
결론적으로 홍콩을 두 번 여행했다.
그렇게 런던에서 스탑오버해서
3일은 런던 여행을 하고, 파리로 넘어왔다.
그리고 서유럽을 시계방향으로 돌면서
한 달 안되게 여행을 하고 나서
파리로 아웃을 하고,
홍콩에서 스탑오버 해서
홍콩, 마카오를 여행하고 한국으로 돌아왔다.
이렇게 보니 비행기표 싸게 사서
완전 뽕을 뽑았네.
지금 같이 직장인일 때는 상상도 할 수 없는
여정이지만, 시간 여유 있는 분에게 추천!

 

런던에서 파리 오는데 비행기 수화물 사고 나서 짐 놔두고 몸만 옴

3일 동안의 런던 여행을 마치고
비행기를 타고 파리로 넘어왔다.
런던에서 파리로 넘어오는 방법은
비행기 말고도 영국과 프랑스 사이의
도버해협을 해저터널로 통과하는 기차인
유로스타(Eurostar)를 타는 방법도 있다.
난 앞에서 말했듯 공짜로 넘어 왔으니
선택의 여지가 없었다.
유로스타를 타면 영국에서 프랑스도
갈 수 있고, 벨기에 브뤼셀도 갈 수 있다.

런던에서 파리까지 비행기를 타면
한시간 남짓이면 도착하는 가까운 거리다.
거의 제주도 가는 느낌으로 넘어 왔는데,
수화물을 아무리 기다려도
내 가방이 나오지 않는다.
하나둘씩 자기 캐리어 챙겨 떠나는데,
설마하며 계속 기다려 본다.
기다림이 지루해서
괜히 스트레칭도 해본다.
사실 다들 짐 찾고 떠나서
자신 있게 몸풀기을 푸는데
지금 보니까 진상이다 헤헤
컨베이어 벨트가 텅텅 비도록
내 캐리어 나타나지 않았다.
공항 관계자한테 물어보니
런던 히드로 공항 쪽에 알아본단다.
맙소사 우리 짐이 히드로 공항에
그대로 있단다.
그럼 우리는 짐 놔두고 몸만
넘어온 거 잖아.
다음 비행기편으로 보내준단다.
다행히 런던과 파리는 거리가
멀지 않아 곧 도착할 거란다.
아오 그런데 다음 비행기 승객들이
내려도 내 짐은 나오지 않는다.
빨리 숙소에 짐 놔두고
파리 시내 구경해야 하는데.
괜시리 옆에 있는 항공사 직원에게
물어보니 자기는 잘 모르겠단다.
기다려 보란다.
아니 어느 한 명도 미안하다는
말을 하지 않는다.
같은 항공사라도 자기가 한 일이
아니라 그러는 건가.
당시는 빨리 여행해야 한다는
조급함에 열이 올랐던 거 같다.
지금 생각하면 별 것도 아닌데.
결국엔 세시간 뒤에 내 캐리어를
만날 수 있었다.
공항에서 예상치 못하게 지체한
탓에 처음 계획이 틀어져
오늘은 에펠탑 야경 하나
보는 것으로 만족해야 했다.

나중에 숙소에서 만난 한 명은
내 수화물 사고 이야기를 듣더니,
자기는 타이항공 탔는데
짐이 방콕에서 사라졌다고 한다.
빨리 다른 나라로 넘어가야 하는데
항공사 연락을 기다리고 있어
일주일 째 이 숙소에서 묶고 있다고
이야기 해줬다. 그거 생각하니
난 별것도 아니구나
그나마 런던-파리 구간이라
참 다행이었다 라는 생각을 했다.
역시 불행은 상대적인 것이다.
이럴 땐 남들과 비교하는 것도
도움이 된 케이스인가?

 

열차를 타고 파리 시내로 들어왔다.
공항에서 시간을 보내니
출출해서 초콜렛을 샀다.
지금 보니 요즘 티비에서 한창
선전하는 킨더 부에노네.
이 때만 해도 몰티저스니 킨더니
밀카니 외국 초콜릿 거의 몰랐었는데,
지금 사진을 보니 여행하면서
다 먹어봤던 거 였구나 ㅎㅎ

이 때만 해도 여행책을 필수로
들고 다니던 시절이다.
영국은 런던만 별도로 다룬
단행본 여행책을 따로 샀었고,
유럽은 여러 나라를 소개해서
엄청 두꺼워진 무기 같은 책을 샀었다.
이걸 여행하면서 들고 다니면
여행인지 PT인지 구분이 안될 것 같아
딱 가는 나라면 찢어
노량진으로 가서 제본을 했다.
두 권으로 나눠서 앞뒤에 보라색
표지도 넣고, 스프링으로 마무리 했다.
지금 생각하니 참 정성이었다.
아마도 초보 여행자라 여행이
너무 설레여서 준비하는 과정부터
들떠 있었던 것 같다.
그 뒤에 발트 3국인 에라리
(에스토니아, 라트비아, 리투아니아)
여행할 땐 그 나라 구경 끝나면
여행책 버리고 왔는디.
나중에 에라리 여행기 블로그 할 때면
최대한 뇌피셜로 적어야 한다.

 

파리는 메트로가 1900년에 개통했다.
그래서인지 오랜된 역이 많고
전동차 대부분이 낡았다.
역사가 많아서 그런지 우리나라와 다르게
대부분 규모가 작고
전동차가 역에 도착하면 문을
수동으로 열게 되어있다.
가끔 터널을 지날 때
전동차 창문이 활짝 열려 있을 때도 있다.
파리 지하철 노선은 15개의 구간과
교외를 곳곳을 연결하는 R.E.R.로 나뉜다.
(15년 전 기준)
난 지하철 1회권 10장 묶음인 까르네
사서 지하철을 아주 애용했다.

 

숙소가 있는 빌레쥐프 루이 아라곤(맞나?)역
파리 동역(Gare de l'est)에서
7호선을 타면 한 번에 올 수 있다.
빌레쥐프 루이 아라곤역은 7호선 종점이다.
(15년 전 기준)
역에서 나오면 조용한 주택가가 나온다.
역에서 도보로 5분 정도면 숙소에 도착한다.
언제는 해가 지고 숙소로 돌아가는데
역에서 걸어가는 길에 흑인들이
곳곳에 서 있는게 괜시리 무섭더라.
별 것도 안하는데 혼자 겁먹어서ㅜ

 

숙소는 2층으로 된 조그만 마당도
가지고 있는 전원주택이다.
한국인 유학생 누나가 임대를 하고(내 추측)
한국음식 할 수 있는 아주머니 한 분
고용해서 게스트하우스로 운영하는 곳이다.
방마다 2층 침대가 4~5개 놓여져 있었고,
저녁마다 여행객들이 모여
그 날 여행했던 이야기, 파리에서
가볼만한 곳 등을 나누는 곳이었다.
파리 시내는 숙소 가격이 너무 비쌌고,
오래된 건물을 이용하다 보니 너무 낡아서
찾다가찾다가 파리 외곽
지하철 종점에 있는 여기까지 오게 되었다.
숙소에 특별한 규칙은 없었고
밤 12시 전에만 들어오면 되는 거였다.

 

비행기 수하물 사고로 일정이 틀어졌지만,
아무것도 안 보고 그냥 보낼 수 없었다.
해가 붉게 넘어가고 있었지만,
숙소에서 뛰쳐나와 지하철을 타고
다시 파리 시내로 들어갔다.

 

우와 진짜 에펠탑이다.
우리나라에서 에펠탑 모르는 사람이
몇이나 될까? 이걸 실제로 보다니
나도 모르게 오우오우 하면서
탄성을 질렀던 기억이 난다. 헤헤
빠른 걸음으로 에펠탑을 향해 걸어갔다.
점점 가까워지는데, 흑인들이 팔에
팔찌 같은 걸 주렁주렁 매달고 다가온다.
어떤 흑인은 손가락 마다 에펠탑 모양의
열쇠고리를 달랑거리면서 다가온다.
또 한명의 흑인은 손목에 팔찌를
차주겠다고 한 번 보라고 하는데,
이 이야기는 진즉에 들었지.
팔찌 차는 순간 강제로 구매해야 한다고
처음부터 못 차게 하라고.
우리는 갈길이 바빴기에 쏘리하고
재빠르게 에펠탑으로 갔다.

맙소사 근데 신기한게 우리나라보다 위도가
높아서 그런지 10시에 해가 진다.
꽉 채워 여행하기 딱 좋구먼.

 

여름이 여행하기 좋은 날씨라서
관광도시 답게 에펠탑 아래에
엄청난 인파가 있다.
바로 아래에서 쳐다본 에펠탑은
규모가 어마어마하다.
트러스(Truss) 구조로 된 이 거대한
철골구조물은 기계공학의 결정체 같다.
그 옛날에 유한요소해석 같은
전산모사 프로그램도 없던 시절에
심지어 계산기도 없는데,
수계산으로 설계하고 평가하고
시공했다는게 존경스럽다.
나라면 사고날까봐 무서워서
책임지고 못 할 텐데, 에펠이란 사람은
알고보면 천재일지도 모른다.

 

에펠탑 전망대 가는 표를
각 기둥마다 마련된 매표소에서 살 수 있다.
극성수기 때라 그런지 관광도시 답게
빽빽하게 줄을 서서 종종걸음으로 기다린다.

 

해가 지고나서부터 새벽 1시까지 에펠탑은
매시 정각부터 10분 동안 조명쇼를 한다.
레이져도 쏘고 에펠탑 전체를 둘러싼
동그란 빛이 파닥파닥 거리면서 반짝거린다.

 

전망대는 세단계로 나뉜다. 가격도 다르다.
되도록 제일 위에까지 올라가기를 추천한다.

사람이 많은 만큼 엘리베이터도
끼여서 올라간다.
엘리베이터 기다리는데 낙서가
많이 되어 있다.
이자식 이상호 누구야

1층에서 2층으로 올라가는 엘리베이터는
에펠탑 다리를 타고 올라가기 때문에
비스듬하게 올라간다.
2층에서 3층으로 올라가는 엘리베이터는
수직으로 슝~ 올라간다.

 

1층?2층? 전망대 전경 / 3층 전망대 전경

1층과 3층의 전망대 높이는 차이가 많다.
확실히 높으니까 멀리까지 보인다.

 

3층 전망대는 꼭대기에 있다보니
장소가 넓지 않다. 개선문도 보이고
저멀리 루브르랑 오르세도 보인다.
에펠탑이 만국박람회 때 처음 세워질
당시에는 콧대 높은 프랑스 인들이
흉물이라고 엄청 반대를 해서
못 세울 뻔 했는데,
지금 관광객들이 이렇게 몰리는 걸
보면 어떤 생각이 들까?

 

짧았지만 강렬했던 에펠탑 야경을 보고
다시 지하철을 타고 종점으로 가
숙소로 돌아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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