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전 일본 여행 글에서도 밝혔듯이,
블로그를 시작하게 되면서
이전에 다녔던 여행지를
순서대로 기록하는 중이에요.
아주 오래되서 기억이 흐릿하지만,
사진을 정리하면서 다시 보니
그 때 기억이 새록새록 나네요.
오늘 포스팅할 영국 여행 또한
15년이나 지났지만,
몇몇 장면들은 그 때 느꼈던
감정이나 생각이 또렷하게
떠오르는게 기분이 요상하네요.
정보을 얻으려고 보시는 분도
있으시겠지만, 오래된 정보가
많으니 참고만 해주세요.
2007년 7월 23일
영국, 런던
2007년 1월 첫 외국이었던
일본&호주여행으로 쇼크를 받았던
나는 얼른 다른 곳이 가고 싶어 졌다.
복학하기 전, 한학기 여유가 있어
여행자금을 모으려고 아르바이트를 했다.
C*V 극장에서 열심히
파퍼기 닦으면서 여행비를 모았다.
이 때가 24살이었는데,
당시 내가 일하던 극장은
12관까지 있는 큰 멀티플렉스여서
많은 또래 친구들이 함께 일했다.
비슷한 또래들이 많다 보니
자주 어울리고, 교류했다.
알바를 그만두고도 아직까지
이어지는 인연도 있다.
많은 친구들을 만날 수 있고
알바비도 두둑한 편이라,
젊을 때 하기 딱 좋은 아르바이트 같다.
그런데 요즘엔 키오스크로
많이 대체 되서 예전처럼
알바생들이 많이 없는 것 같다.
예전 같은 분위기는 이젠 없어졌을까?
그 때 참 재밌게 일했었는데.
이 때 6개월 가량 일하고,
한달 정도 유럽을 여행할 수 있는
돈을 모을 수 있었다.
홍콩을 경유하는 캐세이퍼시픽을 타고,
국민 루트인 서유럽 7개국을
시계 방향으로 도는 여정으로
여행을 떠났다.
영국 런던으로 입국해서
프랑스 파리로 출국하는 코스다.
캐세이퍼시픽은 홍콩 국적기다.
인천에서 홍콩을 경유하여
런던으로 가는 여정이다.
호주여행 때 일본 도쿄 여행까지
끼워갈 수 있는 스탑오버로
재미를 톡톡히 봤던 터라,
이번에도 스탑오버를 했다.
(갈 때 올 때 전부)
갈 때는 경유 시간이 길어,
낮 동안 홍콩을 잠깐 볼 수 있었다.
그리고 돌아오는 여정에서
홍콩과 마카오를 여행하고
돌아올 예정이다.
비행기 화면에 우리가 지금
어느쯤을 지나고 있는지 확인할 수 있다.
홍콩 국적기라 한자가 나온다.
홍콩에서 런던까지는 10시간이 걸린다.
기내식을 먹고 자고 일어나서
다시 먹고 자고 일어나도
아직 시간이 많이 남았다.
새벽 도착 항공편이라 도착하고부터
바로 하루 통으로 구경을 할 수 있다.
비행기에서 쪽잠을 잤는데도,
이 때는 젊었는지 그리 피곤하지 않았다.
지금은 이렇게 비행기 탔으면
무조건 숙소 와서
한 숨 자고 시작해야 한다.
오랜 비행 끝에 런던 히드로 공항 도착
언더그라운드를 타고 런던 시내로 갔다.
영국은 세계 최초로
지하철을 개통한 곳이다.
옛날부터 사용해서 터널이 좁아서 그런가?
지하철 안이 무척이나 좁다.
출근시간이랑 맞물려 지하철이 가득찼다.
영국에서 지하철을 언더그라운드(Underground)
튜브(Tube)라고 부른다.
런던에서 지하철은
1863년 1월 10일에 운행을 시작했다.
당시에는 증기기관차를 열차로 이용했다.
19세기에 이런 일을 했다니 경이롭다.
참고로 1863년 당시 우리나라는
고종이 즉이한 해이다.
이렇게 보니 참 오래전이다. 대다나다.
빅토리아 역(Victoria station)에서 내렸다.
역에서 나오자마자 영국하면 떠오르는
빨간 2층 버스가 지나간다.
많은 사람들이 출근 중이라
바쁘게 지나간다. 어수선하다.
주황색 벽돌 건물 사이고 빨간 버스와
서양사람들이 섞여 있는 풍경이
생경하면서 말로만 듣던 유럽에
왔다는 사실에 살짝 두근거렸다.
빅토리아역에서 숙소까지는
도보로 갈 수 있는 거리다.
한국인이 운영하는 게스트하우스인데,
교통 요지에 있어 위치가 좋다.
알려준 장소에서 기다리고 있으니
저 멀리서 캡모자를 쓴 동양인이
주머니에 손을 넣고 걸어온다.
가벼운 인사를 했다.
타지에서 처음 만난 한국인이다.
온 지 얼마 되지도 않았는데,
말이 통한다는 사실에 반갑다.
멋쩍게 웃는 모습에 어색함이 사라졌다.
5층짜리 맨션에 게스트하우스가 있다.
숙소는 특별히 불편한 규칙 없이
편안한 곳이었다.
나가서 도시락으로 먹을 수 있게
원하는 사람들에게
아침마다 토스트를 싸준다.
그리고 당시에는 담배로
숙박비를 대신할 수 있었다.
지금도 될라나?
'Made in Korea'가 찍힌 말보로 담보
한보루면 하루 숙박비가 가능했다.
우리는 두 명이라 두 보루를
사서 숙박 이틀치를 해결했다.
숙소에 도착했는데도, 점심시간 전이다.
얼른 짐을 놔두고 바로 밖으로 나왔다.
숙소에서 템즈강 방향으로
쭉 걸어 올라왔다.
지도를 보며 걷는데 그 유명한
웨스트민스터 사원과 마주쳤다.
와 이게 그 유명한 그곳이야?
좋다고 사진을 막 찍는데,
왠지 사진으로 보던 것과 다르다.
어딘가 좀 이상해서 의아해했는데,
알고보니 여기는
Westminster Cathedral이고,
우리가 아는 웨스트민스터는
Westminster Abbey였다.
어쩐지 웨스트민스터 사원은
템즈강변 쪽에 있는데,
이렇게 빨리 나타날리가 없지
방향을 동쪽으로 틀고 850m쯤
걸으니 웨스트민스터 사원이 나타났다.
그렇지 이 모습이지.
착각해서 주황색 웨스트민스터 성당에서
좋다고 아주 해맑은 모습으로
사진 찍었었는데 헤헤
웨스트민스터 사원은 1042년에
건설이 시작되었다.
처음엔 두 개의 탑이 없는 상태였는데,
18세기 초 중반에 추가로 탑을 건설하여
지금의 모습을 하고 있다.
정복자 윌리엄 왕의 대관식 이후,
이곳에서 영국 왕의 대관식과
영국왕실의 결혼식, 장례식도 거행된다.
웨스트민스터는 많은 유명인들이
안치된 것으로도 유명하다.
올리버 크롬웰, 아이작 뉴턴,
찰스다윈, 스티븐 호킹까지
이름만 들어도 라인업이 화려하다.
내부로 들어가면 각 인물들을
상징하는 조형물들이 있어
보는 재미가 쏠쏠하다.
호주에서 피쉬앤칩스를 맛있게 먹었다.
호주도 그렇게 맛있었는데,
그럼 본 고장에서 얼마나 맛있겠냐 해서
런던에서의 첫 끼를 피쉬앤칩스로 정했다.
테이크아웃 해서 템즈 강변에 안자 먹었다.
캐첩을 뿌리고 뚜껑을 닫고 와서
그런지 눅눅해서 얼마 못 먹었다.
템즈강을 따라 걷다보니
세계2차 대전 당시 영국 공군을
기념하는 조형물이 보인다.
입체적이고 아주 역동적이다.
여기 서서 템즈강변을 바라보면
런던아이가 정면으로 보인다.
런던아이 바로 앞에 서는 것보다
전체적인 모습을 카메라에 담기
딱 좋은 장소다.
웨스트민스터 브릿지 북쪽에
골든 주빌리 브릿지
(Golden Jubilee Bridges)가 있다.
여기에 서면 런던아이와 빅벤이
한 눈에 들어온다.
친절하게도 여기 서서 보이는
주요 건축물이 어떤 건지
알기 쉽게 표시도 해 놓았다.
표시판 한 번 보고, 템즈강 한 번 보면서
그림과 실제 건물을 찾아봤다.
날씨가 아주 흐려서
찍는 사진마다 우중충 하지만,
런던에 와있다는 사실만으로도
충분히 즐겁고 들뜬 기분이었다.
다리를 건너 반대편으로 왔다.
청동 시계탑이 돋보이는
카운티홀(County hall)에
스타워즈에 나오는 클론병사
스톰트루퍼(Stormrooper)가 총을 들고 있다.
스타워즈 관련 전시를 하고 있었다.
전통적인 건물과 현대 문물이 함께
있는게 묘하게 어울렸다.
웨스트민스터 다리를 건너 빅벤 쪽으로 넘어 왔다.
다리의 사자상 표정이 좀 억울해 보인다.
국회의사당과 빅벤
말 안해도 유명한 런던의 랜드마크다.
뒤편으로 돌아오면
올리버 크롬웰 동상이 있다.
입구 부조에 엄청난 정성이 들어가 있다.
내셔널 갤러리를 가기 위해
웨스트민스터 역을 거쳐
다시 북쪽으로 올라갔다.
어딘지 모르는 건물에
근위병이 말을 타고 서 있었다.
단체 관광객들이 사진을 찍는다.
소심한 나는 그저 멀리서 지켜만 봤다.
참 이때는 여행책 손에 들고 다니면서
가는 곳마다 뒤적거리면서
읽어보고 비교하고 했었다.
요즘엔 핸드폰으로 검색을 하다 보니
여행책을 잘 안 보게 된다.
이 사진을 보니까 옛날 생각이 나네.
내셔널갤러리
영국은 국가에서 운영하는 박물관이나
미술관은 전부 무료다.(사설 제외)
내셔널 갤러리는 건물 자체도
화려하고, 콜렉션들이 어마어마하다.
레오나르도 다빈치, 얀반에이크,
보티첼리, 윌리엄 터너부터
반고흐로 대표되는
인상파 화가 작품까지.
이게 무료라는 사실이 쇼킹이다.
내셔널갤러리 바로 앞에는
트라팔가 광장이 있다.
트라팔가 해전 승리를 기념해 만든 곳이다.
아주 넓은 광장 중앙에
넬슨 제독 기념비가 있고,
양 옆으로 분수대가 두 개 있다.
넬슨 제독 동상을 둘러싸고
네 마리의 사자 조형물이 있다.
많은 사람들이 사자 위에 올라가서
사진을 찍는다.
나는 그냥 사자 옆에 살짝 서서 한컷ㅋ
런던의 웨스트엔드는
미국 브로드웨이와 더불어
세계 최고 뮤지컬로 손꼽힌다.
빅토리아 역에서 내렸을 때
라이온킹, We will rock you,
빌리 엘리어트 등 포스터가
건물 통째로 붙여져 있는게 보였다.
건물 하나를 통째로 그 뮤지컬을
공연하기 위해 사용되고 있다.
규모에서부터 엄청나다.
뮤지컬 티켓은 레스터 스퀘어
(Leicester square)의 티켓오피스에서
구매할 수 있다.
그런데 가격이 꽤나 쎄다.
옆으로 가니 조그만 상점에서
할인 티켓을 판다.
제일 뒤에거나 앞이지만
젤 끝자리 등이
저렴한 가격에 나와 있다.
나는 오즈이 마법사를 각색한
위키드(Wicked)를 예매했다.
엄청 앞이지만, 엄청 끝자리다.
공연 날짜는 이틀 뒤다. 재밌겠땅
티켓 예매하고, 버킹엄 궁전까지 찍고
숙소로 돌아왔다.
근위병 교대식을 보려고 많은 사람이
기다리고 있다.
잔뜩 찌푸려 있던 날씨는 역시나
비를 뿌려댄다.
숙소로 돌아가던 중
저쪽에서 태극기가 보인다.
알고보니 한국 대사관이었다.
타지에서 우리나라 것을
마주치니 반가웠다.
새벽 도착 비행기를 탔는데도
젊어서 그런지 하루를 꽉 채워
알차게 여행을 했다.
이 땐 젊을 때라 쌩쌩했구나.
지금은 살기 위해 운동 하는데ㅜ
열심히 기초체력을 키워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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