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년12월31일
터키, 이스탄불
또 새로운 아침이 밝았다!
오늘 아침도 전날과 전전날과 다름없이,
카흐발트를 먹고 일찌감치 숙소에서 나왔다.
꼬박꼬박 아침을 챙겨 먹으니, 에너지가 막 넘친다.
카흐발트 너무 좋다.
오늘은 숙소에서 만난 한국인 2명과 동행하기로 했다.
한국인 커뮤니티에서 알려진 숙소라 그런지,
숙박객 대부분이 한국인 여행자이다.
동행 두명은 동의를 구하지 못해 실명을 밝히지는 못하고,
각각 일행1, 2로 칭하겠다.
일행1은 나랑 동갑인데, 생일까지 똑같다.
일행2는 5년 동안 다닌 회사를 그만 두고 세계 일주 중인 형이다.
한국에서는 남자 셋이라는 보기 드문 파티원들끼리
이스탄불에서 한 해의 마지막날을 보내기로 했다.
항상 이스탄불의 시작은 톱카프 궁전 담벼락 길을 걸어 에미뇌뉘에서 시작한다.
여기서는 보스포러스 해협을 가로지르는 크루즈를 탈 수 있다.
이 곳을 지나다 "보스포러스~ 보스포러스~"라는 소리를 들으면
크루즈 타는 사람 모집 중이란 걸 알 수 있다.
가격은 10리라. 그런데 거리를 복불복이란다.
어떤 건 보스포러스 제1대교까지만 갔다 돌아오고,
어떤 건 제2대교까지도 간단다.
기준은 모르겠다.
보스포러스 해협은 길이 30 km, 폭은 가장 좁은 곳이 750 m이다.
깊이는 36 m에서 120 m 사이이고, 오랫동안 군사적인 요충지로 알려져 왔다.
그래서 이틀 전 갔었던 루멜리 히사르 같은 요새가 생겼다.
좁은 해협을 지나는 적선을 대포로 쏘아 침몰시키려는 목적으로.
보르포러스의 어원은
제우스에 의해 암소(bos)로 변한
그리스 신화 속 인물 이오(Io)가 건넜던 개울(poros)이 보스포루스 해협으로 여겨지고 있다.
즉, 보스포루스(Bosporus 또는 Bosporos)란
고대 그리스어로 "소(bos, Βόσ)가 건넌 개울(poros, πορος)"라는 의미이다.
[출처: 위키백과]
이스탄불 있는 내내 이런 날씨다.
파란 하늘이었으면 참 좋았을 텐데.
여기서 찍은 사진 대부분이 어둡다.
그래도 꾸물꾸물 비올 것 같은 날씨지만,
그리 춥지도 않다. 바닷바람 맞으니 기분이 좋다.
크루즈가 보스포러스 교 바로 아래를 지나간다.
보스포러스 교는 이스탄불 보스포러스 해협에 있는 2개 현수교 중 하나고,
제1다리로 불린다.
나머지 하나는 제2다리로 불리는 파티흐 술탄 메흐메트 교다.
유럽과 아시아를 연결해주고,
다리 상판은 지그재그로 연결된 케이블에 의해 지지되고 있다.
길이는 1,560 m, 폭은 33.4 m이다.
[출처: 위키백과]
크루즈를 타고 유럽과 아시아 사이를 가로지를 수 있다.
오른쪽은 아시아, 왼쪽은 유럽이다.
유럽지역엔 비싸보이는 집들이 많이 있다.
오른쪽 사진이 이스탄불에서 부촌이라는 베벡이란 지역이다.
여기 스타벅스가 세계에서 가장 좋은 전망을 가진 곳이라 알려져 있다.
첫 날 근처 루멜리 히사르까지 가놓고
길 헤매다 시간 다 까먹고 못 가봤다.
겨울이다 보니 다들 안에서 조용히 경치 감상 중이다.
따뜻한 커피 한 잔 하니 정말 좋다.
배가 흔들리니, 사진도 흔들렸다.
지금 보니 표정이 참 행복해 보인다.
내가 탄 배는 제2대교에서 돌아오는 코스였다. 오예
전날 갔었던 루멜리 히사르가 보인다.
카메라 설정에 ISO를 수동으로 해놔서 노이즈가 많이 꼈다.
크루즈에서 내리니 점심시간이다.
일행1,2에게 내가 어제 발견한 비밀맛집을 소개해 줘야겠다.
추프라(도미)랑 고등어케밥 그리고 고등어구이를 주문 했다.
어젠 입구 쪽 1인 자리에서 먹었는데, 안으로 들어오니 넓은 테이블들이 있다.
좁은 식당 안이 꽉 차 있다.
관광객보다 대부분 현지인 같다.
고등어구이와 추프라. 레몬즙을 뿌려서 야채와 함께 먹는다.
생선구이는 우리에게도 익숙해서 입맛에 잘 맞다.
동행 1,2도 아주 맛있게 먹는다.
허겁지겁 먹고 나니 앙상한 뼈만 남았다.
MADO
숙소에서 느긋하게 쉬다가 출출하기도 하고, 심심해서 밖으로 나왔다.
술탄아흐멧 트램 역 근처에 있는
돈두르마(터키 전통 아이스크림) 프렌차이즈 마도에 갔다.
돈두르마의 재료는 일반적으로 우유, 설탕, 살렙, 매스틱이 들어간다.
마라슈 지방에서 유래되었다 하여 마라슈 아이스크림으로 부르기도 한다.
한국에선 터키 아이스크림이라고 부른다.
돈두르마의 품질은 특유의 질감으로 결정되는데, 야생 난초의 구근을 말려 가루로
만든 살렙과 질긴 맛을 주는 유향수지를 넣어서 조밀하고 쫄깃한 질감을 만들어낸다.
[출처: 위키백과]
메뉴 중에 살렙이 들어간다. 쉴레이마니예 자미 갔을 때 살렙 마셨는데,
달짝지근한 그 맛이 아이스크림에도 들어 갔었구나.
보통 돈두르마는 길거리 노점에서 길다란 막대기로 반죽하며 묘기를 보여주는 식이다.
종종 인터넷으로 막대기기에 아이스크림을 꽂아 손님한테
주는 척하면서 안 주고 밀당하는 영상을 볼 수 있다.
서로 밀당하는 것 같지만, 대개 손님 얼굴이 벌게 질 때쯤
아이스크림을 건네 준다.
여기에서는 체인 형식으로 깔끔하고 다양한 맛의 돈두르마를 맛볼 수 있다.
쫄깃쫄깃한게 젤라또랑은 다르면서도 맛있다.
아침부터 날이 흐리더니 급기야 이슬비가 내리기 시작한다.

저녁을 먹으러 숙소 옆 골목 식당가로 갔다.
한 해의 마지막 날이라 연말 분위기가 가득하다.
식당마다 색색 조명을 달아놓고, 신나는 음악이 흘러나온다.



이 날밤 한국으로 떠나는 동행1을 환송하기 위해 마지막 만찬을 먹었다.
동행1은 직장인이라, 연말 연휴를 맞아 짧게 터키를 온 것이다.
아쉽지만 새해를 비행기에서 맞이하고 일상으로 복귀한다.
비행기에서 맞는 새해도 독특하다.
기내 이벤트가 있을까? 궁금하다.
우리는 이스켄더랑 쉬쉬 케밥(꼬챙이에 꽂아 구운 케밥), 살라타(샐러드)를 시켰다.
당연히 에페스도 시켜야지.
역시 터키 음식은 참 잘 맞는다.
고기에 배여 있는 적당한 향신료 향에 풍성한 야채가 곁들여 나오니까.
내 기억으론 아마 이게 마지막이었을거다.
좋은 식당에서 밥 먹은게 ㅎ

터키 리라
터키 지폐는 총 6가지이다. 맞나?
5, 10, 20, 50, 100, 200리라.
모든 돈의 앞면에는 국부인 아타튀르트의 초상화가 그려져 있고, 뒷면에 위인들의 초상화가 있다.
재밌는 건 돈 금액이 커질수록 아타튀르크가 점점 정면을 쳐다본다.
그리고 왠지 점점 더 젊어지는 것 같다. 머리숫이랑 주름이 달라진다.
지금까지 터키 지폐는 여러번 바꼈는데,
이 버전은 9번째 발행 그룹에 속하고,
2009년 1월 1일부터 시중에 유통되었다.
그럼 9번이나 바뀐건가?
새 지폐들은 위조 방지를 위해 다른 크기를 가지고 있다.
이전 지폐의 뒷면은 유적이나 건축물이었는데,
이 버전에서는 터키의 유명한 인물을 표시하고 있다.
[출처: 위키백과]


동행1이 공항으로 떠나고, 동행2와 그 거리에 남아 새해를 맞이했다.
2011년은 상해에서 맞았었는데, 우연히도 2012년은 이스탄불에서 맞게 되었다.
동행1이 떠나니 살짝 적막이 흐른다.
세명에서 두명은 차이가 크구나.
이내 동행2와 12시가 되기를 기다리면서 길거리를 걸었다.
우리가 기대한 것은 다 같이 모여 카운트다운을 하고,
시끌벅적하게 새해를 맞이하는 거 였는데,
다들 조용히 식당 안에서 삼삼오오 조촐하게 이야기하면서 보내고 있었다.
탁심광장에서 불꽃놀이 한다던데.
거긴 번화가라 북적거리고 시끌벅적 할 것 같은데.
그 쪽으로 넘어갈까 했지만, 낮에 숙소 사장님이
거긴 소매치기도 많고, 밤에 위험해서 오늘 같은 날은 가지 않는게 좋다고 충고해주었다.
무서워서 그곳엔 안 갔다.
비도 추적추적 오는데 어디가 좋을까 어슬렁 거리다가
한 맥주집에 들어가 12시가 되기를 기다렸다.

정말 뭐 없나라고 동행2와 루즈하게 하염없이
시간이 가는 것만 기다렸다.
카운트 시간이 다가 오자, 레스토랑의 직원들이
식당 밖으로 나오더니 조촐한 불꽃 놀이를 준비하기 시작했다.
역시 그냥 지나갈 리가 없지.
바닥에 내려놓으면 뺑글뺑글 돌면서 불꽃을 일으키는 것에서부터
작대기에서 펑 소리를 내며 하늘로 올라가는 폭죽까지.
식당에 앉아 있던 사람들이 하나둘씩 나오기 시작하더니,
어느새 좁은 거리가 가득 찼다.


식당 종업원들이 하나 둘씩 돌아가며
춤을 추면서 분위기를 띄운다.
잔잔하던 거리가 축제의 장으로 바뀌고 있다.
용기 있는 사람 몇몇이 종업원들에 이어
무대 앞으로 나와 춤을 추기 시작한다.
옆에서 구경하고 있던 나에게도
스페인에서 오신 할머니께서 춤을 권하신다.
모르는 사람들끼리 거리에 모여 돌아가며 춤을 춘다.
여기선 춤을 잘추든 못추든 상관없다.
외국에선 나도 모르게 용기가 솟아난다.
눈치 안 보고 분위기에 맞춰 어깨춤을 췄다.
길거리에서 다양한 사람들과 이런저런 이야기를 나누고
서로에게 새해 덕담을 해주며 새로운 한해를 맞았다.
조촐하면서도 다이나믹 하고, 의미 있는 새해맞이 였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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